얼마 전 친한 동생과 함께 여행을 가게 되었는데요! 일본의 시티팝을 들으면서 가던 중,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해 Young Gun Silver Fox의 노래를 듣게 됐고 그 자리에서 바로 좋아요를 눌러버렸습니다. 그리고 이건 소개를 안 할 수가 없더라고요. 바로 알아보러 가볼까요~?
2010년대 중반, 세계 음악 시장에서 ‘레트로 열풍’이 다시 불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의 시티팝이 유튜브 알고리즘을 타고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70~80년대의 세련된 사운드를 동경하는 리스너들이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이 흐름 속에서, 놀랍게도 영국에서 탄생한 듀오 Young Gun Silver Fox는 미국 서부의 AOR 사운드와 일본 시티팝의 정서를 정교하게 혼합해낸 ‘현대판 빈티지 팝’의 대표주자로 떠올랐습니다.
결성과 배경 – Andy Platts와 Shawn Lee의 만남
Young Gun Silver Fox는 두 명의 베테랑 뮤지션, Andy Platts(Young Gun)와 Shawn Lee(Silver Fox)가 의기투합하면서 2015년 결성되었습니다. Andy Platts는 영국 소울 밴드 Mamas Gun의 보컬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현대적인 소울과 팝을 접목하는 데 능한 싱어송라이터입니다. 반면 Shawn Lee는 다방면에서 활동한 멀티 인스트루멘탈리스트이자 프로듀서로, 다양한 장르를 실험해 온 인물입니다. 두 사람은 원래 음악적 색깔이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70~80년대 AOR(Adult-Oriented Rock), 소프트 록, 펑크, 그리고 웨스트코스트 사운드에 대한 애정을 공유했습니다. 그들은 이 복고적 감성을 현대적인 사운드로 되살리는 것을 목표로, 본격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Young Gun Silver Fox입니다.
음악적 특징 – 서정적이면서도 세련된 현대판 시티팝
Young Gun Silver Fox의 음악은 단순한 복고가 아닙니다. 그들은 70년대 후반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 도시를 연상시키는 웨스트코스트 팝 사운드를 기반으로 하되, 거기에 현대적 믹싱, 타이트한 리듬, 섬세한 브라스 어레인지먼트를 더해 고유의 ‘뉴 빈티지 팝’을 구축했습니다. 특히 Andy Platts의 부드러운 팔세토 창법은 Michael McDonald, Kenny Loggins 등을 연상시키며, Shawn Lee의 다채로운 편곡은 복잡하면서도 듣기 좋은, 고급스러운 레이어를 만들어냅니다. 곡마다 스티비 원더의 소울, 스틸리 댄의 재즈, 타토 신즈의 일본 시티팝 감성까지 미묘하게 녹아 있어, 특정 장르로만 규정하기 어려운 독창적인 스타일이 돋보입니다.
대표 앨범과 추천곡
이들은 2015년 데뷔 앨범 『West End Coast』를 통해 평단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앨범 제목 자체가 미국 서해안 문화를 상징하는 ‘West Coast’와 영국 런던의 ‘West End’를 결합한 언어유희로, 그들의 음악적 정체성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수록곡 ‘You Can Feel It’은 세련된 브라스와 펑키한 리듬이 인상적이며, 시티팝 리스너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후 2018년 발표한 2집 『AM Waves』는 더욱 정제된 사운드로, 사실상 그들의 대표작으로 평가받습니다. ‘Lenny’, ‘Midnight in Richmond’, ‘Love Guarantee’ 등은 AOR과 펑크의 중간 지점에서 완벽한 밸런스를 보여주는 트랙입니다. 특히 ‘Lenny’는 마치 1982년에 녹음된 곡을 타임머신을 타고 소환한 듯한 사운드를 자랑합니다. 2020년에는 3집 『Canyons』를 발표하며 코로나 시대에도 활발히 활동했고, 2022년에는 『Ticket to Shangri-La』로 컴백하며 사운드를 더욱 확장했습니다. 이 앨범은 보다 성숙하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복고를 넘어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은 그들의 진화를 보여줍니다.
결론
Young Gun Silver Fox는 단순히 ‘복고를 잘하는 팀’이 아닙니다. 그들은 과거에 대한 존경심을 바탕으로 지금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팝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아날로그 감성과 현대적 감각이 절묘하게 섞인 그들의 음악은, 과거를 그리워하는 이들에게는 향수를, 새로운 음악을 찾는 이들에게는 신선함을 제공합니다. 지금도 세계 곳곳의 시티팝 팬들이 그들의 앨범을 턴테이블에 올리고, 따뜻한 사운드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Young Gun Silver Fox는 ‘지금의 빈티지’, ‘현대의 클래식’을 만들어내고 있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