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싱어송라이터의 출현 – 자작곡으로 시대를 노래하다(혜은이, 양희은, 박은옥, 이상은)
1980년대 대한민국 대중음악은 남성 중심의 창작자, 제작자, 보컬리스트가 지배하던 구조 속에 있었습니다. 방송 무대, 기획사, 음반사에서 여성은 주로 ‘노래를 부르는 사람’으로만 소비되었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런 틀 속에서도 점차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쓰고 부르는 여성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단지 가수에 머물지 않고 작사가, 작곡가, 프로듀서의 영역까지 넘보며, 여성의 시선으로 시대를 담아내는 독립적 창작자로 성장해갔습니다. 그 시작점이 된 1980년대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의 자작 음반은, 지금 돌아봐도 섬세하고도 힘 있는 메시지를 품고 있습니다.변화를 이끈 첫 물결 – 혜은이, 양희은을 넘어서사실 여성 가수들은 이미 1970~80년대 대중가요계..
2025. 5. 10.
1980년대 카세트테이프가 만든 음반 문화 (유통, 디자인, 팬심)
1980년대 대한민국에서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지금과 전혀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인터넷도, CD도 없던 시절. 음악은 라디오와 레코드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카세트테이프’를 통해 우리에게 도달했습니다. 카세트테이프는 단순한 음반 매체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당시 대중과 음악을 이어주는 가장 직관적이며 개인적인 창구였고, 문화 자체를 형성한 하나의 도구였습니다. 이 글에서는 1980년대 한국에서 카세트테이프가 만들어낸 음반 유통의 생태, 디자인 문화, 그리고 팬덤의 형성과정에 대해 살펴보며, 그 시절의 감성을 되짚어봅니다.카세트테이프 중심의 음반 유통 구조1980년대 중반까지 음반 시장의 주류는 LP였지만, 점차 그 자리를 카세트테이프가 빠르게 대체해 나갔습니다. LP는 고가의 오디오 장비가 필요했지만, ..
2025. 5. 10.
대한민국 80년대 R&B 명반(김현석, 신촌블루스, 이광조)
대한민국 대중음악에서 R&B라는 장르가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시점은 1990년대 이후로 보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그 뿌리는 1980년대 초반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R&B라는 장르명이 대중적으로 사용되진 않았지만, 그 특유의 감미로운 멜로디, 흑인음악 특유의 소울 감성과 그루브를 내포한 음악들이 이미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80년대는 발라드와 소울, 재즈, 록의 경계를 넘나들며 실험적인 사운드를 시도한 아티스트들이 등장한 시기로, 이후 한국형 R&B의 토대를 다진 명반들이 탄생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1980년대 한국 음악계에서 R&B적 색채를 짙게 담아낸 명반들을 중심으로, 아티스트의 개성, 추천곡, 사운드적 특징을 살펴보며 그 시대의 R&B 감성을 재조명해봅니다.김현식 3..
2025. 5. 10.